꽤 오래간만의 데스크파이 구성기 포스팅 입니다. (사실 알리의 극악 배송 때문에 늦어진..)
이번에는 알리에서 구매한 초저가 USB DAC에 대한 글을 써 보겠습니다.
포스팅은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데스크파이 (PC-Fi) 구성기 #1. 구성을 시작하며
데스크파이 (PC-Fi) 구성기 #2. 소스 - 애플 에어포트 익스프레스 (Airport Express) 1세대
데스크파이 (PC-Fi) 구성기 #3. 앰프 - 1편
데스크파이 (PC-Fi) 구성기 #4. 앰프 - 2편. 데논 DRA-F109 사용기
데스크파이 (PC-Fi) 구성기 #5. 스피커 : NHT SuperZero 2.0 사용기
데스크파이 (PC-Fi) 구성기 #6. 초저가 USB DAC 사용기 (알리 익스프레스)
데스크파이 (PC-Fi) 구성기 #7. 서브우퍼 : Jamo SUB210 사용기
지 금까지의 구성 (아이폰/아이패드 혹은 PC 아이튠즈 - 에어포트 익스프레스 - DAC포함 앰프 - 스피커) 으로도 음악을 듣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아무래도 pc의 flac음원 재생 등의 불편함도 있고, 또 음악 뿐 아니라 영화나 애니메이션, 공연 실황 등의 영상물도 좋은 음질로 듣고 싶은 경우가 있어서 PC와 앰프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았습니다.
- 가장 쉬운 방법은 PC의 내장 사운드카드와 앰프를 아날로그 케이블 (Y케이블) 로 연결하는 것이죠.
하지만 음질은 다른 방법들에 비해서 떨어진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가형 내장 사운드카드의 한계도 있고, PC에서 생성하는 아날로그 신호에는 필연적으로 많은 노이즈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방법은 USB 단자를 지원하는 DAC를 구입해서 앰프와 연결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하지 않았는데요.. 그 이유는
- 일단 가격이 비쌈. (10만원대 초반 제품도 있긴 하지만.. 그것도 그렇게 저렴하다는 생각은 안 드네요)
- 아날로그 아웃 단자로 출력하는 경우, 제 앰프의 특성 상 내부의 ADC (Analog to Digital)를 거치기 때문에 가능하면 디지털 출력을 선호, 굳이 DAC의 기능 (Digital을 Analog로 변환하는)이 필요 없음. - PC에 설치해서 디지털 음성 출력을 가능케 해 주는 기기를 사용
저는 마지막 방법, PC에서 디지털로 음성 신호를 출력해 주는 기기를 구입하기로 결정하고 어떤 장비들이 있는지 또 다시 검색에 들어 갔습니다.
-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카드 (Realtek) 의 디지털 출력을 이용
- 가장 간단하고 돈도 안 드는 방법이지만, 안타깝게도 제 메인보드는 디지털 출력 단자 자체가 없더군요.
디지털 출력 단자가 있는 메인보드를 가지고 계시면 동축 혹은 광출력 브라켓을 구매 하시거나 직접 만드셔서 ( http://cafe.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1Fmtd&fldid=Pbij&datanum=41 ) DAC나 앰프로 연결하시면 됩니다. - 디지털 출력이 가능한 사운드 카드 사용
- 요즈음은 사운드 카드를 구매해서 쓰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대부분 예전 제품이고, 또 PCI 슬롯 형식이라 최근 PC에 설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제품이 많습니다.
USB 형식의 제품도 있지만, 디지털 출력 기능이 있는 제품은 5만원대를 넘어가더군요. 또 5.1 채널 형식의 AV 용 제품이라서 조금 꺼려지는 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앰프는 광 입력단자가 하나 뿐이라서 (그 하나를 에어포트 익스프레스가 사용하고 있죠) 동축 출력이 있는 제품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도 제약 사항이 되더군요.
어쨌거나 딱히 눈에 띄는 제품을 찾을 수 없어서, 이번에는 알리 익스프레스로 넘어가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찾은 제품이 바로 .. 아래와 같은 긴 이름을 가진 .. 물건입니다.
PCM2704 USB DAC to S/PDIF Sound Card Decoder Board 3.5mm Analog Output F/PC
가격은 5.53달러에 심지어 배송비 무료.. 단돈 6천원에 구입할 수 있네요.
케이스 없이 기판 형태로 판매하지만, 뭐 그런 건 크게 상관 없지요. (어차피 책상 뒤로 들어갈 거라서) 가장 큰 장점은 광출력과 동축 출력을 동시에 지원한다는 점이고요, 아날로그 출력에 볼륨 버튼까지 달려 있네요. (물론 저에게는 필요 없는 부분 입니다만)
제품 상세 설명에 의하면 16bit 32KHz/44.1KHz/48KHz 까지 지원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일반적인 Hi-Fi DAC에 비해서 상당히 딸리는 스펙인 것이 사실이지만.. (요즈음은 10만원대 초반의 DAC도 24bit / 192Khz를 지원하니깐요) 어차피 제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음원의 원 소스가 CD이므로 CD의 스펙인 16bit /44.1KHz를 지원하면 큰 문제는 없겠다고 생각 되고, 또 가격이 저렴하니 크게 고민하지 않고 구매 버튼을 눌러 줬습니다.
(고음질 음원에 대한 다음 글도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공유합니다 : cultureflex.com/wordpress/?p=3110 )
구입을 하고 나서, PCM2704로 구글 검색을 해 보니 TI 에서 제조한 원칩 DAC라고 하네요. 심지어 어떤 분은 이 칩을 이용한 DAC의 회로도까지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는데요.. (http://www.pavouk.org/hw/usbdacpcm2704/en_index.html ) 아마 알리에서 파는 제품도 그 회로도를 기반으로 만들어 파는 게 아닐까 합니다. (제품 생긴 것도 비슷하고, 3개의 볼륨 버튼도 동일)
지금까지 알리에서 구매 했던 제품들이 대부분 20~30일 정도 걸려서 도착해서 이 녀석도 그 정도 걸리겠거니 .. 하고 그냥 포기하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더 오래 걸리더군요. (주문 후 배송까지 약 40일 소요)
다
음부터는 알리에서 구매할 때 배송 업체도 미리 확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제품은 "Yanwen" 이라는 배송업체를
통해서 배송된다고 표기 되었는데, 어제 도착한 포장을 보니 그냥 항공우편으로 보낸 것 같더군요. (발송지는 홍콩인데, 아마
중국에서 홍콩으로 보낸 다음 홍콩에서 일반 항공우편으로 한국으로 보낸 듯 합니다)
제품 개봉
겉 비닐 포장을 벗기면 그 속에 뽁뽁이로 감싸져 있는 비닐 포장에 제품이 들어 있네요. 뽁뽁이는 제거하고 찍은 사진 입니다.
물론 설명서나 상자 같은 걸 기대하면 안됩니다.
개봉 후 찍은 사진입니다. 나름 기판은 깔끔하게 잘 만들어져 있네요.
USB 포트는 일반적으로 쓰는 미니 포트가 아니라 프린터 등에 쓰이는 Type B 포트가 달려 있습니다.
제품에 케이블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집에 남는 USB Type B 케이블이 없다면 구매해야 합니다.
(저는 다행히 남는 케이블이 있더군요)
PCM2704칩이 기판 가운데에 보입니다.
앞 쪽(?) 단자의 모습입니다. 아날로그 출력, 광출력 (TOSLink), 동축출력 (S/PDIF) 순서대로 정렬되어 있습니다.
옆 모습입니다. 음 소거, 볼륨 up / down 버튼이 있네요.
디지털 출력 시에는 사용할 일이 없는 버튼인데, 아날로그 출력을 헤드폰 등에 연결해서 사용할 때는 유용할 것 같습니다.
PC 설치 및 설정
사진 촬영을 마치고, 케이블을 PC와 앰프에 각각 연결한 뒤 PC의 전원을 올려 보았습니다.
PC 전원을 올리니 푸른 색 전원 LED가 빛을 발하네요. 상당히 밝은 빛이 나옵니다. (아마 케이스가 없어서 그런 듯..)
PC 화면에서 자동으로 장치 설정 창이 뜹니다. (윈도우 10 64bit 환경)
별도의 드라이버 파일 없이, MS 자체 드라이버로 잡히네요.
몇 분 까지는 아니고 몇십 초 정도에 설치는 완료 됩니다.
설치가 완료 되고 나면 장치 관리자에서 속성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 사운드 관리자에서도 정상적으로 보이네요.
선택할 수 있는 비트 및 주파수가 제품 페이지에서 나와 있는 것과 동일하게 보입니다.
저는 CD 음질로 선택 했습니다. (44.1kHz)
그리고 "단독 모드" 체크 박스가 체크 되어 있는지 꼭 확인해 주어야 합니다. (Foobar200에서 WASAPI 사용 시 필요한 부분)
FOOBAR2000 설정
음악 감상 프로그램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는 아이튠즈와 Foobar2000을 주로 사용합니다.
아이튠즈가 편의성이나 UI 디자인이 좋고 AirPlay를 지원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Foobar는 사용자가 입맛대로 세밀하게 설정을 수정할 수 있는 점이 장점입니다.
저 는 PC용 미니 스피커를 일반적인 용도에서는 기본 스피커로 사용하고, 음악 감상을 할 때만 앰프로 연결해서 듣는 구성인데 아이튠즈에서는 Airplay 스피커가 아니면 그냥 PC 기본 스피커만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 "기본 스피커" 외의 스피커로는 출력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하지만 Foobar2000에서는 본인이 원하는 장비로 마음대로
설정이 가능하고, 또 "WASAPI" 플러그인을 설치하면 "단독 모드" 를 사용할 수 있어 윈도우의 mixer를 by-pass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소리가 처리되는 부분을 단순화 해서 조금 더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blind
test 로 이걸 구분해 낼 수 있을지는..)
Foobar2000에서 Wasapi 설정을 하는 방법은 다음 블로그 http://blog.daum.net/eogkrfh/12336913 를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WASAPI 도 event / push 두 가지 모드가 있는데 event 모드가 더 좋다고 합니다. (latency 측면에서)
음악 감상 및 결론
설치를 완료하고 음악을 몇 가지 들어 보았습니다.
순수 디지털 출력이라서 그렇겠지만 아이튠즈에서 Airplay로 재생하는 것과 음질 측면의 차이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에어플레이가 윈도우 환경에서 가끔씩 잘 작동하지 않을 때도 있고, 또 동영상 재생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 면에서 USB DAC가 훨씬 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
음악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을 재생해 보니 조르디 사발의 비올 소리가 정말 좋습니다. 앞으로도 음악 영화나, 유튜브 공연 실황 같은 것들을 좀 더 찾아서 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결론은, 1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좋은 성능을 보여주는 제품입니다. 제품의 디자인이나 업샘플링 같은 점만 포기한다면, 실용성으로 따지면 정말 만족스러운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배송 기간은 조금 불만스러웠는데, 만일 제품을 구매하실 분이 계시다면 배송 방법을 무료배송 외의 다른 것으로 고려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