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업데이트하는 데스크파이 구성 관련 포스팅입니다.
이번에는 야모의 서브우퍼 SUB210를 얼마간 사용해 본 느낌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관련 포스팅은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데스크파이 (PC-Fi) 구성기 #1. 구성을 시작하며
데스크파이 (PC-Fi) 구성기 #2. 소스 - 애플 에어포트 익스프레스 (Airport Express) 1세대
데스크파이 (PC-Fi) 구성기 #3. 앰프 - 1편
데스크파이 (PC-Fi) 구성기 #4. 앰프 - 2편. 데논 DRA-F109 사용기
데스크파이 (PC-Fi) 구성기 #5. 스피커 : NHT SuperZero 2.0 사용기
데스크파이 (PC-Fi) 구성기 #6. 초저가 USB DAC 사용기 (알리 익스프레스)
데스크파이 (PC-Fi) 구성기 #7. 서브우퍼 : Jamo SUB210 사용기
간단한 데스크탑 시스템으로 시작했던 제 오디오 시스템이 어느덧 턴테이블에 포노앰프까지 연결되어 제법 그럴싸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데요, 한참을 듣다 보니 NHT 스피커의 저음을 싹둑 잘라먹은 (^^;;) 소리에 좀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앰프에서 저음강화 기능을 제공하고, Bass를 조절할 수도 있지만 스피커에서 자연스럽게 재생하는 저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이가 있습니다. 저음강화 기능을 켜 놓고 pink noise를 재생해 보면 부자연스럽게 강화된 저음이 어떻게 왜곡된 소리를 들려주는지 느낌이 확~ 오더군요.
그래서 작은 크기에 나름 저음도 갖추고 있는 시스템으로 싹 갈아엎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
저는 어느 새 다인오디오 XEO2를 중고나라에서 검색해 보고 있었습니다. ^^
스피커 모듈에 가장 최적화된 앰프가 일체형으로 들어 있다는 점 (멀티 앰핑) 이 XEO2의 가장 큰 장점이고, 작은 체구에서 나름 괜찮은 저음을 들려준다는 점이 매력적이더군요.
스피커간의 인터케이블이 없다는 점도 무선 매니아인 저의 취향에 딱 맞아 떨어졌고요.
하지만 결국 이 제품을 구매하지 않게 된 이유는..
- 가격 : 중고로 구매해도 100만원대 초/중반의 가격은, 다인오디오라는 브랜드와 앰프가 포함되어 있다는걸 감안하면 사실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가격인 건 사실이죠.
- 입력단자 : 자체 내장 블루투스를 제외하면 입력단자가 아날로그 2개 (3.5파이 1x, RCA 1x), 디지털 (광 toslink) 1개 밖에 없습니다. 이 제품이 디지털 앰프 (Class D amp)를 채용하고 있는 걸 감안하면 최소한 디지털 동축 입력단 한두개와 USB 단자 정도는 제공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더군요.
RCA단에 별도의 DAC를 연결해서 사용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지만, 별도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건 차치하고서라도 DA-AD-DA 변환을 거치는 것이 소리에 좋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Dynaudio Hub나 Connect등을 사용하면 입력 단자를 부족하지 않게 구비할 수 있지만, 추가 비용이 그리 만만치는 않습니다. - 소리 : 인터넷 상에서는 찬양 일색이지만 직접 청음해 보고 온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가격을 생각해 봤을 때 그렇게 훌륭한 소리는 아닌 것 같다고 하더군요. 물론 제가 직접 들어본 것이 아니라서 이렇다 저렇다 하기는 힘든 부분입니다. 다만 작은 스피커에서 강한 저음을 내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저음 강화 프로세싱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고요, 다음 YouTube 리뷰를 봐도 비슷한 논지에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Xeo2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 보시길 권합니다.
https://youtu.be/Qt5dz1htr74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기로 마음먹고 나니,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서브우퍼를 추가하는 것 밖에는 없더군요.
그래서 다시 검색을 시작했는데요,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다양한 가격대의 서브우퍼가 시중에 나와 있었습니다.
중고나라 검색에서 시작해서 아마존, 이베이까지 찾아보았는데, 제가 원했던 서브우퍼의 조건은
- 가격이 쌀 것. (가능하면 10만원해 후반, 최대 30만원 이하. 중고 혹은 신품)
- 크기가 작을 것. (일반적인 우퍼는 10인치 유닛을 사용하는 제품이 많지만, 8인치 제품도 꽤 있습니다.)
이것 저것 검색하다가 제 눈에 띈 것은 한국에서도 꽤 인기 있는 스피커 제조사인 PSB의 Subseries 100 입니다.
5.3인치 유닛을 사용한 초 소형 우퍼로, 유닛이 전면을 향하고 있어서 작은 방에서 사용하기에 좋아 보였고 철제 그릴이 붙어 있어서 아이들때문에 고장날 가능성도 적어 보였거든요.
가격도 eBay에서 199달러에 구할 수 있어서 괜찮아 보였는데, 문제는 국내에 정식 수입이 안되었는지 파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직구를 해도 되지만 배송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것 같더군요.
그래서 다시 찾아보다가 국내에서 미국보다 더 싼 가격에 파는 제품을 찾았으니 그것이 야모의 SUB210입니다.
국내에서는 10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한데 미국에서는 270달러에 판매되고 있더군요. (야모 스피커의 주 시장이 유럽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사용기는 별로 찾아볼 수 없었지만 이 녀석도 나름 작은 크기에 (8인치 유닛 사용), 얼마 안되지만 평도 좋은 편이라서 바로 구매 했습니다.
다음 날 택배로 오는데, 아무리 크기가 작은 편이라고 해도 서브우퍼 스피커라서 그런지 일반 택배사가 아니라 경동화물을 통해서 오더군요 ^^;;
사진과 사용기가 아래에 이어집니다.
제품 사진
제품 상자 입니다. 생각보다 크더군요..
흑인 여성 보컬의 사진이 딱하니 박혀 있는데.. 모델을 좀 바꾸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면 모습입니다.
거의 정육면체 (큐브) 에 가까운 모양이고요, 튼튼해 보이는 고무 발이 4개 달려 있고 유닛은 아래를 (바닥 쪽) 향하고 있습니다.
벽을 타고 진동하는 저음의 특성상 유닛이 아래를 향하는 서브우퍼가 꽤 많습니다. 그래서 아파트에서는 1층을 제외하면 사용하기가 좀 꺼려지는데요, 결론적으로는 소리를 아주 크게 듣지 않는 이상 크게 층간소음 걱정은 안 해도 될 정도입니다.
우퍼 중에는 작은 편이라고는 해도, 한 변의 크기가 28센치미터 정도 되는 정육면체라서 그 존재감이 작지 않습니다.
NHT 슈퍼제로보다는 훨씬 커 보이네요. ^^
전면 왼쪽 모서리에 Jamo의 로고와 전원 LED가 있습니다.
로고 디자인은 꽤 멋진 것 같아요. 전원 LED는 좀 밝은 편이긴 한데 저는 책상 아래쪽에 설치해서 그렇게 눈에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고무 발도 꽤 튼튼해 보입니다.
뒷면 모습입니다.
일반적인 서브우퍼의 뒷면과 그닥 다르지 않습니다.
전원은 프리볼트가 아니라 220v전용입니다.
뒷면의 단자와 노브를 조금 더 자세하게 찍어 봤습니다.
- Level : 볼륨 입니다. 당연히 앰프의 메인 볼륨에 따라 서브우퍼의 소리 크기도 조절 되지만, 메인 볼륨에 대한 서브우퍼의 레밸을 조절할 때 사용합니다. 중간에 놓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설정인 것 같은데 저는 약간 줄여서 사용 중입니다.
- Cut Off : 서브우퍼가 재생하는 주파수를 설정합니다. 기본적으로 200Hz 이하의 소리를 재생해 주는데, 컷 오프 노브를 조절해서 더 낮은 주파수 대역의 소리만 재생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서브우퍼와 같이 사용하는 메인 스피커의 특성에 따라서 맞춰줘야 하는데요, 이것은 스피커마다 특성이 다르므로 들어보면서 가장 좋은 소리가 나올 때 까지 돌려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200Hz보다 약간 낮춰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 Phase : 소리의 위상(位相)을 설정합니다. 메인 스피커와 같은 위상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하는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냥 0에 맞춰 놓고 사용합니다. 만일 위상이 반대인 경우 메인 스피커와 우퍼가 서로 소리를 상쇄하기 때문에 180에 맞춰주면 됩니다.
- 전원 : Auto에 놓으면 입력이 들어올때 켜지고 얼마간 입력이 없으면 자동으로 꺼집니다.
앰프의 볼륨을 줄인 상태에서 저음이 적은 음악을 좀 듣다 보면 퍽 ~ 하는 소리 (크진 않지만) 와 함께 자동으로 꺼질 때가 있습니다. 입력 감지 신호가 그렇게 예민한 편은 아닌 듯 해요 - Line In : 앰프의 출력단을 연결합니다. 우퍼 전용 아웃단자 (LFE) 가 있으면 L, R 중에 아무 쪽이나 한 곳에 연결하면 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양쪽을 모두 연결해야 양 채널의 저음을 모두 재생 하겠죠? 번들로 들어 있는 케이블은 LFE 단자용 한 개 입니다.
사용 후기
서브 우퍼는 처음 사용해서 그런지 처음에 적절한 레벨과 cut off 주파수를 찾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레벨을 너무 낮추면 우퍼 소리가 들리지도 않고, 너무 높이면 저음이 중역대를 덮어버리더군요.
여러 종류의 음악을 들어 보면서 조금씩 조절해 보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레벨 노브가 민감한 편이라서 아주 조금씩 움직여 가면서 테스트 해 봐야 했습니다.
고가의 서브우퍼는 자체 리모컨도 제공하는데, 청음 위치에서 바로 조절이 가능할 것 같아 이럴 때 유용할 것 같더라고요.
일단 어느 정도 레벨을 조정하고 나니, 서브우퍼를 연결하기 전 보다 음악이 훨씬 풍성하게 들리는 걸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음악의 핵심은 고음, 저음 보다는 중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음은 음악의 기초를 담당하기 때문에, 저음의 유무가 음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로 작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악기의 수가 많지 않고 악기별 대역이 어느 정도 구분되어 있는 음악 (재즈, 팝 등) 을 재생했을 때 우퍼의 유무가 더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재즈는 베이스의 저음이 이전과는 비교 불가할 정도로 차이가 나더군요. 그리고 의외로 가요나 팝 음악에서도 큰 차이가 났습니다.
클래식은 다른 장르에 비해 그렇게 큰 차이는 바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피아노 솔로음반은 중~저역대에서 소리가 겹치면서 부밍 현상도 좀 느낄 수 있었고요.
하지만 대편성, 관현악곡에서는 확실히 저음의 펀치력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게 좋아졌습니다.
클래식음악을 주로 듣는다면 메인 스피커와의 매칭과 cut off 설정 등에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 않을 까 싶더군요.
서브우퍼 자체의 음질은 생각보다 좋다고 느껴졌습니다.
비록 국내에서 판매되는 서브우퍼 중에서는 저가형에 속하지만 (야마하 등의 초 저가형 AV 서브우퍼를 제외하면) 소리의 질감은 절대로 싸구려 느낌은 아닙니다.
저렴한 서브우퍼의 부밍 (붕붕 울리는 소리) 은 거의 느낄 수 없고요, 다만 영화관에서처럼 온 몸을 울리는 진동을 느끼고 싶다면 더 큰 제품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층간소음에 민감한 우리나라의 주거 환경에서는 오히려 이 정도의 서브우퍼가 10인치형의 제품보다 더 적절하지 않을까 합니다.
결론은, 저렴한 가격에 나름 괜찮은 소리를 내 주는 서브우퍼입니다. AV쪽은 많이 테스트 해 보지 못했지만 음악과 영화 양쪽에서 모두 평균은 해 주는 제품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