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형 턴테이블에서 시작한 제 아날로그 시스템이, 턴테이블을 업그레이드 한 후에 카트리지도 교체하고 이번에는 외장 포노앰프까지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구입한 포노앰프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볼까 합니다.
(이전 포스팅은 아래를 참조하세요)
중,저가형 턴테이블들이 다 그렇듯이 제 티악 턴테이블도 포노앰프 내장형이기 때문에, 원래는 포노앰프를 따로 구매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카트리지 구매 후에도 소리에 약간 부족한 느낌이 있었고, 외장 포노앰프를 사용할 때 소리의 변화가 크다는 글을 보고 (충동적으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가격대비 성능이 괜찮다는 (즉 저가형) 제품들 중에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이 별로 없어서, 이번에도 해외 포럼과 이베이를 검색하던 중 가성비가 좋은 아날로그 제품을 많이 만들고 있는 프로젝트社의 엔트리급 포노앰프를 구입했습니다.
배대지 비용까지 포함해서 대략 6만원 정도로 중고품을 구입 했습니다.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아서 큰 부담 없이 지를 수 있었죠 ^^
제품 스펙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스펙을 소개합니다.
http://www.project-audio.com/main.php?prod=phonoboxmm
MM Phono Pre-amplifier
Good sound from sound technology
• Metal case shields the electronics from vibrational and electromagnetic interference
• Special low-noise ICs used
• Optimal channel separation through dual-mono circuitry
• Gold plated RCA connection sockets
• DC power supply (< 1 watt standby power)
Features
• Amplification and RIAA equalisation for MM cartridges
• Small size allows installation close to record player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이라 MC는 지원하지 않고 MM형 카트리지만 지원합니다.
그리고 크기는 매우 작지만 금속 케이스가 외부의 전자파를 잘 차폐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외장 어댑터를 사용해서 직류 전원을 공급하는 구조고요, 프리볼트 어댑터이기 때문에 돼지코만 사용하면 국내에서도 별도의 트랜스 없이 바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별도의 전원 스위치가 없어서 끌 수가 없지만, 대기전원이 1W 이하이기 때문에 전기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네요.
제품 사진
앞면에 입력 / 출력 단자와 접지 (그라운드) 단자가 있습니다.
입출력 단자는 모두 금도금이 되어 있어 저항을 최소화 해 줍니다.
어댑터로 연결되는 단자입니다.
신형 모델은 일반적인 어댑터 단자가 출력단자 옆에 있는데, 이녀석은 구형이라 단자 모양도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구조이고 위치도 뒷면에 따로 있네요.
범용성은 떨어지겠지만 조금 더 신뢰가 가는 단자 구조입니다. (돌려서 잠그는 구조)
같이 제공되는 어댑터 입니다.
프리볼트라 전세계 어디서든 쓸 수 있습니다.
청음기
사실 제품이 도착하기 전에 가장 걱정한 부분이 험 (Hum) 입니다.
포노앰프와 턴테이블의 접지단자를 서로 연결해 주지 않으면 험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제 티악 턴테이블에는 접지단자가 없기 때문에 접지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레가 턴도 접지단자가 없다고 하던데, 최근에 나오는 어댑터 사용식 턴테이블들은 다 이런건지, 아니면 저가형이라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기기가 오면 한번 해 보자는 심정으로 배송을 기다리고 있다가, 도착해서 일단 접지단은 빼고 턴테이블 및 앰프와 연결 후 전원을 넣어 보았습니다.
혹시나 험이 없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앰프의 전원을 올려 봤지만 역시나.. 험 (일반적인 저주파대역의 험이 아니라 고주파 대역의 삐~ 하는 소리의 험)이 발생 하더군요.
턴테이블에 연결된 RCA케이블을 빼면 험이 없어지는 걸 확인하니 역시 접지 문제로 인한 현상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일단 집에서 놀고 있는 케이블 (아무 선이나 상관 없지만, 저는 USB케이블을 잘라서 사용했습니다)로 접지선을 만들고 턴테이블 뒷면의 나사에 연결해 봤습니다.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어서, 이번에는 USB단자(금속 부분) 에 연결해 봤지만 이번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더군요.
그냥 포기하고 장터에 팔까 하는 생각까지 들던 중, 혹시나 하고 벽에 있는 콘센트의 접지단에 연결을 해 보았더니 놀랍게도 험이 바로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콘센트에 바로 연결되어 있는 멀티탭의 접지단에 연결 했을때는 효과가 없더군요. 아마 멀티탭이 저렴한 제품이라 접지가 제대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벽면의 접지단에 잘 연결해 주고, 케이블도 다시 정리해 주니 깔끔한 감상 환경이 완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지고 있는 LP들로 청음을 해 봤는데, 확실히 소리가 좋아진 것이 느껴 지더군요.
특히 티악 내장 포노앰프의 문제였던 고음 영역의 찢어지고 갈라지는 소리가 없어지고 귀가 피곤하지 않은 부드러운 (원래 음에 가까운) 소리가 나옵니다.
그리고 피아노 음반을 틀었을때 (조지 윈스턴의 December) 더욱 그 차이가 크게 느껴 졌습니다. 중~고역의 소리의 왜곡이 적어서 그런지 훨씬 편안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큰 투자 없이 아날로그 음악 감상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저렴한 제품이라도 별도의 포노앰프를 사용해서 투자 대비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