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동안 필립스의 "아키텍" 면도기를 거의 10년 가까이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최근 절삭력도 떨어지는 것 같고, 또 10년 가까이 사용했더니 기변증이 생겨서 (사실 이게 더 큰 이유 같네요) 한국 사람들이 많이 선호한다는 "브라운" 면도기를 구입해 봤습니다.
그것도 브라운 면도기중 상위모델에 속하는 "7시리즈"를 구입했네요. (7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720-s4 제품입니다.)
그래서, 혹시 면도기 구입을 고려 중인 분들을 위하여 구입 후 약 2주일 정도 지난 지금까지 사용한 느낌을 한 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용기는 협찬이나 체험단이 아니고 제가 구입해서 사용해 보고 작성하는 글 입니다)
Unboxing
제품 상자를 개봉하면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720은 면도기만 있고 충전/세정 스테이션이 없는 모델이라서 제품 상자도 그렇게 크진 않습니다.
포장이 그렇게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실용적인 (독일 스러운?) 느낌이고, 상자 안을 열어보면 얇은 스티로폼에 제품들이 오밀조밀 들어 있습니다.
(참고로 7시리즈 이상은 Made in Germany 입니다)
천 재질로 된 (하지만 하드커버(?) 형식이라서 모양이 유지되는) 여행용 케이스와,
청소용 미니솔 (절대로 면도날 카세트 (호일) 부분을 이 솔로 청소하면 안됩니다),
충전기 그리고 윤활유가 들어 있습니다.
필립스에서 제공하던 플라스틱 여행용 케이스보다 조금 저렴해 보이기는 하지만 휴대성 면에서는 브라운의 여행용 케이스에 한표를 주고 싶습니다. 더 가볍고 부피도 작아서 가지고 다니기 편리할 것 같네요.
면도기를 손으로 잡아 보았습니다.
필립스 제품보다 조금 더 크기는 하지만 그렇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크지는 않고, 보통 남성의 손으로 잡기 좋은 알맞은 크기인 것 같습니다.
사용 방법, 특징 등
면도기 몸통 중앙 부분에 약간 푸른색이 도는 버튼이 전원 버튼입니다. 누르면 면도가 시작되고, 다시 누르면 멈춥니다.
너무 당연한가요 :)
제가 쓰던 면도기와 차이점은 전원버튼 양 옆으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있어서, 약 - 중 - 강 의 3단계로 면도 세기 (면도날의 초당 왕복 횟수)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죠.
저는 주로 중 단계로 사용을 했는데, 피부가 좀 연약하신 분들은 '약' 으로 놓고 쓰시면 될 것 같고요, '강' 으로 세팅해 놓으면 좀 더 강력한 면도가 가능합니다.
제품 광고만 봤을 때는 뭔가 미세한 설정이 가능할 것 같았는데 (버튼도 +, - 로 표시되어 있고요) 사실은 그냥 3단계 조절만 가능합니다. 차라리 버튼 하나로 강-중-약-강 이렇게 설정이 돌아가도록 만드는게 +. - 버튼보다 더 사용에는 편리할 것 같네요.
면도기 아래에는 LED로 충전 상태를 보여주는 인디케이터가 있습니다.
720은 7시리즈 이지만 가장 저렴한 제품이라 그런지 충전 상태 표시등이 3개밖에 없습니다. (충전된 상태, 충전이 필요한 상태, 충전중)
휴대폰처럼 가지고 다니면서 계속 사용하는 제품은 아니기 때문에, 저는 2개의 상태 표시등도 충분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더 상위기종을 (740 이상)구입하셔야겠지요.
가운데 표시등은 면도날 카세트를 교체할 시기가 되었다는 표시입니다. 약 1년 6개월정도 사용하면 들어온다고 합니다.
옆면 모습입니다.
면도기 헤드가 앞/뒤로 움직일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얼굴에 조금 더 밀착 면도가 가능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대로 Lock 레버를 밀면 고정이 가능한데, 특정 각도에서만 고정이 됩니다.
코 밑 (콧수염) 부위를 면도할 때 이렇게 고정을 하면 손의 각도가 조금 더 편안해 지더군요.
트리머 입니다. 잔털 등을 정리할 때, 혹은 수염을 기르면서 관리하시는 분들에게 꼭 필요한 기능이죠.
저는 보통은 잘 안 쓰게 되지만 가끔 유용하게 사용하기도 합니다.
사용 후 느낀 점, 팁
절삭력에 대한 느낌은, 기존의 필립스 면도기보다는 잘 깎이지만 날 면도기보다는 조금 못한 정도 인 것 같습니다.
전기면도기의 구조가 면도날이 포일 속에서 수염을 깎는 방식이니 포일 없이 바로 수염을 깎는 날 면도기보다 절삭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겠지만, 어느 정도까지 날 면도기의 절삭력을 따라갈 수 있느냐가 중요한 점이 아닐까 하네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날면도기의 절삭력을 100이라고 한다면 기존 (제가 사용하던)필립스 면도기는 70, 브라운 720은 85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구입 전에 브라운 7시리즈 이상에 적용되는 "음파 면도" 기능에 좀 기대를 했었는데, 광고만 보면 날 면도기 수준으로 수염을 깎아줄 것 같았지만 사용해 보니 그 정도는 아니었고요, 면도기의 진동과 소리는 음파 면도 기능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크긴 크더군요 ^^
진동과 소리가 큰 만큼 상대적으로 조용한 필립스 제품보다 더 강력하게 깎이는 느낌은 듭니다.
전에 어떤 분의 사용기에서는 아침에 식구들이 잘 때 사용하기가 겁날 정도라고 하셨는데, 화장실에서 문을 닫아 놓고 사용하면 안방에서 잠을 깰 정도는 아닌 것 같고요. 다만 귀 쪽 수염을 깎을 때 소음이 좀 거슬리기는 합니다.
필립스 (회전식) 면도기와 차별화 되는 브라운 면도기의 특징중에 하나가 면도기 헤드 가운데 부분에 있는 미들 트리머 입니다.
이 녀석의 역할은 누워 있는 털을 세워서 깎아주는 기능을 하는데요, 이 부분은 기존에 사용하던 필립스 면도기보다 상당히 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이전에는 누워있는 수염을 깎으려면 트리머를 사용하던가, 아니면 여러 번 면도기를 왕복시켜서 깎아야 했는데 미들 트리머가 있으니 한번에 잘 깎이더군요.
전기면도기는 청소, 관리도 상당히 중요한데요, 7시리즈 제품은 사실 이 제품 (720)을 제외하면 모두 전용 충전 및 세정 스테이션이 포함되어 있어서 자동으로 청소, 관리를 해 줍니다. 그래서 720보다 상위모델들이 관리에 더 편리성이 있지만 제품 자체의 비용도 차이가 있고 (최소 5만원 이상) 세정액을 주기적으로 교체해 줘야 하는데 세정액도 생각보다 비싸기도 해서 저는 720을 선택 했지요.
720은 사용 후에 뜨거운, 흐르는 물을 면도기 헤드에 흘려보내 주고 본체와 분리 후 조금 더 씼어 준 다음 말리면 됩니다.
이게 조금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하다 보면 적응이 되어 그런지 그렇게 힘들지는 않고요,
설명서에서는 가끔씩 물비누로 씼어주라고 하는데 너무 자주 할 필요는 없고 2~3주에 한번 정도 샴푸나 바디워시등으로 간단히 닦아주고 뜨거운 물로 행궈주면 면도기 헤드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물비누 등으로 세척, 건조한 후에는 동봉된 윤활유를 한 방울 정도 발라주면 면도날과 호일의 마찰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서 제품과 배터리의 수명을 더 늘릴 수 있습니다.
참고사항
브라운 면도기는 마치 BMW 자동차 처럼 3,5,7 시리즈가 있는데요 (최근에 9 시리즈도 추가됨) 각 시리즈별로 기능의 차이가 있습니다.
(출처 : http://www.braun.com/global/male-grooming/series-shavers/series-shavers-comparison.html)
마지막으로 상위기종이 하위기종과 비교해서 차별화 되는 점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 5 시리즈 : 면도기 헤드의 회전 및 플렉시블 기능, 울트라 미들 트리머, 자동 세정 프로그램 기능, 리튬 이온 배터리
- 7 시리즈 : 옵티호일 적용, 인텔리전트 소닉 (음파 면도 기능), 강도 조절 기능, 소닉 미들 트리머, 건조 기능
- 9 시리즈 : 4중 커팅 시스템 (2중 미들 트리머), 숫자 LED 배터리 잔량 표시 기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