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그동안 소비하지 못한 연차를 자주 내고 있는 2020년 가을입니다.
휴가라고 해도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해서 뭐 할까 찾아보다가 우연히 성수동 에디토리에서 탄노이 스피커 전시회 (겸 청음회)를 한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습니다.
에디토리는 지하철 2호선 뚝섬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옆에 있어서 접근성은 매우 좋습니다. 저도 대중교통으로 편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오래간만에 성수동을 가 보았는데 이곳도 많이 변했더군요. 속칭 "힙" 한 장소의 느낌이 물씬 나는 것이 저녁때 오면 사람들도 꽤 많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에디토리 2층은 매장으로 구성되어 라이프스타일 소품들과 오디오가 전시되어 있고, 3층에 탄노이 스피커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전시회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는 스피커는 탄노이의 플래그쉽 웨스트민스터 GR입니다.
대형 플래그쉽 답게 공간을 울리는 저음이 일품이지만 의외로 바이올린의 고역과 보컬의 중역도 인상적으로 연주해 주었습니다. (스피커가 아니라 악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제가 갔을 때는 마침 안네 소피 무터의 차이코스프키 바이올린 협주곡이 LP로 재생되고 있었는데, 제 앞에서 연주하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이 주위를 둘러싸더군요.
그리고 매칭 된 진공관 앰프 (맨리의 프리/모노 모노 파워)와도 잘 어울리는 듯했습니다.
이 정도 스피커를 모자람 없이 올리려면 일단 공간이 확보되어야 할 것 같아서.. 아파트 위주의 우리나라 주거공간에는 좀 쉽지 않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기회만 된다면 집에 들여놓고 싶은 스피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탄노이의 인클로저에 대한 설명입니다.
백로드 혼이라는 구조는 처음 들어 봤는데 상당히 과학적인 설계를 바탕으로 제조되었습니다.
듀얼 콘센트릭 유닛의 설명입니다. 일반적인 스피커의 유닛과는 다른 구조입니다. 우퍼의 콘이 트위터의 혼 역할까지 한다고 하네요.
구세대와 현세대의 탄노이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습니다.
3층 입구 오른쪽에 위치한 청음실에서는 현재 판매 중인 (그리고 그나마 일반인들이 구입할 만한) 제품들을 원하는 만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청음실에는 탄노이 스털링 (왼쪽)과 체비엇 (오른쪽) 이 세팅되어 있고 앰프는 네임 유니티, 아캄 SA30 등이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청음실에서 오래 감상을 하진 못했지만, 이 정도만 돼도 집에서 음악 듣기에는 충분히 호사스러울 것 같더군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오래간만에 나들이도 하고 좋은 음악도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