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길지 않은 기간 동안이었지만, 오디오 취미를 가져오면서 가장 많이 교체했던 기기를 고른다면 DAC였던 것 같습니다. (스피커는 단 두 번 교체했네요. 다인에서 엘락으로)
먼저 지금까지 써 보았던 기기를 간단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 알리발 미니 DAC (https://sancs.tistory.com/17)
사실 이 녀석은 오디오급이라 하기엔 좀 부족한 제품이었지만, 그래도 가격을 생각하면 (신품이 만원도 안 되는..) 가성비는 최고의 제품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행방불명되었습니다
- 앰프 내장 DAC
데논, 로텔 등 제가 초반에 구매했던 입문급 앰프들은 DAC가 내장되어 있어서 별도의 DAC 없이 바로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사실 가성비를 생각하면 이 이상 필요 없겠지만, 항상 그렇듯 변화를 찾는 것이 문제죠.
- 매트릭스 미니아이 프로 (Matrix Mini-i pro 2s) https://sancs.tistory.com/171
길게 사용하지는 않았던 제품인데 DSD도 지원하고 소리도 나쁘지는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 마란츠 HD-DAC1
역시 중고로 구매해서 짧은 시간 사용했던 기기입니다. 가격 대비 기능이나 성능 모두 좋았는데 (DSD도 지원) 곡 넘김 시 내부 릴레이가 딸깍하는 소리가 좀 거슬렸던 기억이 있네요.
- 오디오랩 8200CD
꽤 오랜 기간 사용했던 기기입니다. CDP에 DAC 기능이 포함된 기기인데 왓하이파이 별 5개를 받은 실력 기였죠. 다만 예전에 만들어진 기기라 USB가 24/96밖에 지원되지 않고 소리에 약간 힘이 모자라는 느낌이 있어 결국 중고로 판매하였습니다.
- 뮤지컬 피델리티 V90
가장 최근에 사용했던 DAC가 뮤피의 V90입니다. i15인티앰프 (https://sancs.tistory.com/231) 를 사용할 해상도는 높지만 음악성이 좀 떨어진다고 느껴져서 저렴한 가격에 중고로 구해서 붙여 보았는데 의외로 좋아서 유니코 프리모로 앰프를 교체한 다음에도 메인으로 쭉 사용해 왔었습니다. 중고로 20만 원 미만에 구할 수 있는 DAC 중에서는 가장 좋지 않나 지금도 생각합니다.
타이달을 쓰게 되면서 마스터 음질이 얼마나 좋은지 항상 궁금해했었지만, MQA를 지원하는 DAC들은 대부분 중고가 100만 원이 넘기에 실제로 그런 DAC를 구매할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M500등 MQA를 지원하는 중국산 DAC들도 출시되었지만, 아직까지는 좀 믿음이 안 가서 구매까지는 안 하게 되더군요)
그러던 중, 오디오 동호인들 사이에 어느 정도 국내 DAC 제조사로 이름이 알려진 JAVS에서 100만 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으로 MQA를 지원하는 DAC를 출시했다는 소식을 접했죠. 그 제품이 바로 X5입니다.
출시 가격은 60만 원대로 MQA 지원하는 DAC 중에서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었지만 왠지 새 제품을 구입하면 좀 손해 보는 느낌도 있고 특히 은색의 박스형 디자인이 지름신을 부르는 느낌은 아니었기에 중고가 나오면 한번 써보자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네이버 카페에서 producer DK란 프로듀서 / 유튜버를 알게 되었는데, 그분이 이 제품을 극찬하면서 이 제품의 공동구매를 마침 진행하더군요. (제가 알게 된 바로 다음 날이 공동구매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공동 구매하는 제품은 producer DK 에디션으로 제작되어 제품 전체가 검은색으로 도색되어 원 제품보다 디자인도 조금 더 나아 보이더라고요.
이렇게 되니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공동구매 1차에 바로 신청하여 다음 날 제품을 받아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생각은 기존 V90과 별 차이가 없으면 방출할 생각이었는데, 앰프에 연결해서 들어보고 나니, 어느새 V90을 장터에 올리고 있더군요.
먼저 제품을 언박싱 해 봅니다.
택배 상자를 열어 보면 제품을 보호해 주는 완충재가 튼실하게 들어 있고 특이하게 나무 상자가 있는데 제품은 그 안에 들어 있습니다.
매뉴얼은 한글인데 (국산이니 당연하겠죠?) A4용지에 컬러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고급스러운 나무 상자에 비해 매뉴얼은 좀 허접해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이것도 못해서 그런 게 아니라 제품 외에 필요 없는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으로 좋게 생각해 봅니다.
나무 상자 안에 본체가 있고, 그 밑에 안전사 어댑터가 있습니다.
이번 공구할 때 IFI의 iPower X도 같이 공구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10만 원 정도 하네요) 저는 일단 패스했는데 사실 기본 어댑터 성능도 아주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기기를 꺼내어 어댑터를 전원에 연결하고, USB는 라즈베리파이에, 동축단은 CDT 그리고 광단자는 TV에 연결했습니다.
하다 보니 뒷면 사진이 먼저 나오게 되었네요.
좌측은 앰프로 연결되는 RCA 단자이고 바로 옆에 동축 단자가 있으며 가려서 안 보이지만 그 밑에는 DDC를 연결할 수 있는 I2S단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제품은 특이하게도 USB 단자가 서로 다른 모양으로 3개나 존재하는데 기능은 동일하므로 편한 단자로 연결하면 됩니다. 보통 컴퓨터(라즈베리 파이 포함)에 연결할 때는 USB B단자를 사용하고요 (대부분의 USB DAC에는 B단자만 있습니다) 휴대폰에 연결할 때는 USB A단자를 사용하게 됩니다. 미니 단자는 예전에 쓰이던 규격이라 지금은 거의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고요.
그리고 그 아래에 광입력 단자와 12V 전원 단자가 있습니다.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대망의 시청시간이네요.
휴대폰의 MConnect Lite 앱을 통해 타이달을 라즈베리파이의 Moode Audio로 스트리밍 해 봅니다.
두둥! 혹시나 했는데 너무나도 쉽게 마스터 음질의 MQA음원이 바로 스트리밍 됩니다.
음원 재생 시 LED를 통해 음원의 종류를 보여줍니다.
V90이나 i15를 쓸 때 불만 중에 하나가 DAC에 아무런 정보창이 없다는 거였는데 X5는 비록 작은 LED창이지만 보여줄 정보는 충분히 다 보여줘서 너무 좋네요.
MQA음원 재생 시에만 가운데 LED 등이 점등되는데 파란색은 스튜디오 인증 음원, 초록색은 일반 MQA음원입니다. 그 차이는 솔직히 잘 모르겠고요. 아이폰 등에서 소프트웨어 디코딩되는 경우 보라색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192KHz의 고음질 MQA재생 시 이렇게 음원의 정보를 보여 줍니다.
같은 192KHz지만 스튜디오 음원의 경우 LED가 파란색으로 빛나네요.
DSD도 아무 문제없이 잘 재생됩니다.
다만 Moode Audio의 경우 DOP 세팅을 해줘야 DSD 재생이 되는 것 같더군요. 윈도에서는 아마 전용 드라이버를 설치하고 Foobar를 통해 재생하면 Native DSD 재생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소리, 음질은 어떤지 일주일 정도 청취해 본 소감을 적어 봅니다.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사용했던 V90이 기준이 되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전반적인 해상도가 좋습니다. V90이 해상도가 좀 낮은 편이긴 한데 특히 저역 해상도가 좀 불만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리니어 전원을 붙이고 어느 정도 해소되긴 했지만, 그래도 한계는 있었죠) 그런데 JAVS X5는 저역에서 고역까지 어느 한 부분 빠지지 않고 높은 해상도의 소리를 들려주더군요.
해상도가 높은 경우 쉽게 피곤해지거나 경질의 소리로 들리기 쉬운데 (중국산 DAC들, 그리고 i15의 내장 DAC도 조금 그런 경향이 있었습니다) X5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V90의 장점인 음악성 (이건 사실 말로 설명하긴 좀 어려운 부분인데, 음악을 듣기 좋게 들려주는 부분?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도 X5가 V90에 못지않게 들려주었고요.
그리고 음색은 전반적으로 플랫 한 성향이고 V90이나 메르디안 디렉터같이 특유의 착색은 없다고 느꼈습니다.
사용기를 정리하자면,
거치형 DAC로써 필요한 기능은 모두 다 들어 있으며 (특히 MQA지원) 어느 정도 괜찮은 성능의 헤드폰 앰프도 포함되어 있고, (이 부분은 제가 헤드폰을 사용하지 않아서 많이 테스트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기존에 이 가격대 DAC에서 듣기 힘든 좋은 소리르 들려주는,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 제품의 공동구매를 주관한 producer dk님의 리뷰 영상을 링크합니다. 다른 DAC 제품과 비교도 하고 있으니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