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CD를 듣는 사람이 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가끔씩 CD를 통해 음악을 즐겨 듣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금까지 CD에 들인 돈이 아까워서 일수도 있지만, 실제로 괜찮은 CDP를 통해 듣는 음악은 고음질 (24/96 Flac혹은 DSD) 파일의 음질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만의 생각일수도 있지만요..)
하지만 아무래도 스트리밍이나 파일재생에 비해 그 빈도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인데요, 최근 오래간만에 CD를 들어보려 했더니 CDP의 트레이가 열리지 않더군요.
속에서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는 나는데, 트레이는 꼼짝도 하지 않고 CDP액정에는 "Tray Blocked" 라는 표시가 나왔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트레이 열림 문제는 거의 대부분 CDP내의 고무밴드 (모터와 트레이 기어를 연결해 주는) 의 장력이 약해서져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CDP를 열어보니, 실제로 해당 밴드가 좀 헐렁해 보였습니다.
이 밴드만 교체하면 될 것 같은데, AS를 맡기면 또 몇 만원 이상 수리비가 나올 것 같아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밴드를 판매하는 곳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찾아서 제가 방문한 곳은 세운상가의 가나전자라는 곳입니다. (종로구 장사동 147번지, 02-2272-0881) 세운상가는 정말 오래간만에 가보았는데 아직도 예전의 모습이 많이 남아 있더군요. 지금은 다 없어진 줄 알았는데 예전 모습 그대로의 가게들이 있는 걸 보니 조금 반갑기도 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워크맨, CDP등에 사용되는 다양한 크기의 밴드를 다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가격은 개당 2천원으로 조금 비싼 감이 있었지만 판매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판매량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을테니 그 정도는 받아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고무밴드의 규격은 둘레길이의 절반 (즉 밴드를 길게 늘여서 자로 잰 길이) 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한 밴드를 잘라서 측정하거나 지름을 재고 3.14를 곱한뒤 반으로 나누면 정확한 규격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혹시 몰라서 현재 사용중인 제품의 규격과 맞는 것 하나, 한 칫수 적은 것 하나 이렇게 두개를 구입했는데 실제로 교체해 보니 딱 맞는 규격의 제품을 사용해야 하더군요. 약간 작아도 될 것 같았는데 고무줄의 장력이 너무 세지면 모터가 제대로 돌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집에 와서 구입해 온 밴드로 교체를 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 트레이가 아주 잘 작동 합니다. 덕분에 오래간만에 CD도 듣게 되고, 저렴하게 문제를 해결해서 기분도 좋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