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들어서 거실 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하고 나서는 주로 디지털 소스 위주로 음악을 들었습니다.
제 시스템은 인티앰프와 DAC겸용 CDP 가 밸런스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고, CDP는 라즈베리파이와 동출케이블, PC와 USB 케이블로 연결되어서 세 개의 디지털 소스기를 운용하고 있는 구조지요. (CDP, 라즈베리파이 (네트워크 및 파일 플레이어), PC (파일, 영화, youtube 등))
디지털에 집중하다보니 아날로그에 좀 소홀하던 중, 다시 LP를 들어볼까 하다가 조금은 뜬금없이 포노앰프 업글의 뽐뿌가 왔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때 미국이나 영국에서 좀 저렴하게 살만한 포노앰프를 찾아본 것이 계기가 되었는데, 막상 구입은 국산 제품을 고르게 되었네요.
보우 어쿠스틱스는 오디오 회사라기 보다는 공방 형식으로 운영하는 곳 같습니다. 소량의 제품을 일정기간 동안 생산해서 동호인들 위주로 판매하는 업체인 것 같고요.
이 곳에서 몇년 전에 발매했던 Sweet box 라는 소형 진공관 포노앰프가 동호인들 사이에서 나름 히트를 쳤고, 올 여름에 업그레이드를 거쳐 새롭게 발매한 제품이 VAS 250P twin box 입니다.
현재 신품가 50만원 정도로 판매중 이고요, 일반적으로 많이 팔리는 저가형 (2~30만원대) 포노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해외 유명 업체들이 발매중인 진공관 포노 앰프보다는 상당히 저렴한 편 입니다.
디자인은 준수한 편 입니다. 제 앰프나 CDP가 모두 실버색상에 헤어라인 마감인데 이 제품도 똑같이 알루미늄 실버패널에 헤어라인 처리되어 일체감이 느껴지네요.
전면 아크릴 창을 통해 내부의 진공관이 보이는데, LED가 들어 있어서 진공관이 예쁘게 보입니다. (진공관의 빛이 생각보다 약하기 때문에, LED조명을 추가한 형식의 제품들이 많더군요)
이전 모델은 전면에 아무런 스위치가 없었는데, 본 제품은 고급스러운 황동 스위치 3개가 전면에 있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포노앰프는 전원 스위치가 없거나 뒷면에 있는 제품이 많은데, 앞면에 전원 스위치를 두어서 편하게 끄고 켤 수 있고요, 두 조의 턴테이블을 운용하는 경우에 대응할 수 있는 2채널 선택 스위치와 출력 게인을 3단계로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존 모델에 비해서 소리의 성향이 조금 변화되었다고 하는데 기존 모델의 소리와 신 모델의 소리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가 있어서 하나의 포노 앰프로 2개의 소리를 선택할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가운데 채널 셀렉터 버튼을 1초 이상 누르고 있으면 소리 선택이 가능합니다)
소리는, 일단 개인적이겠지만 상당히 좋습니다. 물론 좋다는 것이 아주 주관적이고, 또 어디가 어떻게 좋은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하겠지만 일단 처음 LP를 걸고 소리를 들었을 때 느낌이 좋다는 이야기지요.
원래 사용하던 포노는 프로젝트오디오의 저가형 제품이었습니다. 물론 그 제품도 가격대비 성능은 상당히 좋았지만 음의 해상도가 별로 높지 않고 (물론 절대적인 기준에서 그렇다는 거죠.. 가격을 생각하면 불만 전혀 없습니다) 답답할 때가 있었는데 이 제품으로 바꾸고 나니 그런 점이 많이 개선 되었습니다.
피에르 앙타이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어 보았는데 영롱한 하프시코드 소리를 귀가 아프지 않고 부드럽게 재생해 줍니다. 하프시코드 소리가 이전 포노앰프에서는 좀 쏘는 느낌, 거친 느낌이 났다면 이 제품에서는 부드러우면서 유려한 느낌으로 바뀌더군요.
그리고 바브라 스트라이젠드의 "Guilty" 음반을 걸어 보았습니다. 바브라의 고음을 귀에 거슬리지 않게 하지만 해상도를 줄이지도 않으면서 부드럽게 잘 재생해 주는데 중간에 멈추지 않고 끝까지 듣게 만들어 주네요.
극 소수의 매니아들만이 즐기던 LP가 이제는 오디오파일들 사이에서 많이 대중화 되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디지털에 비해서 소수인 것 같습니다. 아날로그를 경험해 보고 싶은데 아직 경험이 없어서 주저하고 계시다면 강추하고 싶은 포노앰프, PHONO BOX VAS 250P - 한 번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