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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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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애니메이션, 게임, 만화 등 소위 "오덕" 관련 검색을 하면, "엔하위키 미러" 라는 사이트가 검색결과 상단에 항상 뜨던 적이 있었습니다.

 

엔하위키 미러는 엔하위키라는 사이트의 미러 사이트 (즉 내용을 그대로 복사하는 사이트) 였는데, 오덕 관련 컨텐츠가 많았던 엔하위키가 robot.txt 설정으로 구글 검색이 되지 않는 점을 이용해서 내용은 그대로 복사해 오고 구글 검색이 되도록 설정 해서 많은 트래픽을 유치할 수 있었던 거죠. (그로 인한 광고 수익을 노렸을 듯)

엔하위키 자체는 "엔젤하이로" 라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부속된 위키페이지로 시작 했습니다. 2012년인가에 이름을 리그베다위키로 바꾸었는데요, 처음에는 그렇게 인지도가 높은 페이지가 아니었지만 엔하위키 미러 덕(?)에 점점 유저들과 방문자가 늘어났고 페이지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오덕 관련 정보로는 국내 최고(?)의 사이트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2015년, 리그베다위키의 관리자인 "청동" 이 리그베다 위키를 "사유화" 하면서 시작 되었습니다. 수많은 익명의 기여자들이 작성한 문서로 이루어져 있던 리그베다위키를 사유 사이트화 하여 광고를 붙이고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선언 한 건데요..

수 많은 사용자들이 여기에 반발해서 본인이 작성한 문서를 지우고 난리가 났었는데 이 때를 기회로 삼아 정체불명의 "나무위키" 라는 사이트가 등장합니다.

 

나무위키는 리그베다위키의 모든 문서를 복사해서 (마치 미러처럼) 사이트를 채워 놓고서는 리그베다위키의 사용자들을 흡수하기 시작합니다. 나무위키가 내새웠던 주장들은 (제 기억에 따른 것이라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

  1. 나무위키는 비 영리 사이트로 운영함
  2. 사이트 운영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일임함
  3. 나무위키 운영 주체는 파라과이에 있는 법인이므로 향후 어떤 법적인 문제 (저작권 등) 도 없음

이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 현재 상황을 보면 

  1. 나무위키는 이미 영리 사이트로 변모했고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광고가 여럿 붙어 있습니다)
  2. 운영은 나무위키 관리자가 직접 하고 있으며
  3. 아무리 봐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사이트인데 파라과이에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놓고 탈세 등 법망 회피를 하고 있다고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2015년 리그베다위키 사유화때는 그렇게 인터넷이 시끄럽더니 정체를 알 수 없는 페이퍼컴퍼니에서 운영하는 나무위키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조용한지 이해가 안 됩니다.

 

물론 기여자들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위키 항목을 작성하는 것이니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영리사이트임을 선언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면 지금처럼 많은 수의 글을 기여자들이 남겼을 리도 없었으리라 봅니다. 즉 처음에는 비영리 사이트를 표방해서 사용자들을 끌어들인 뒤 영리 사이트로 바꾼 치졸한 행각을 벌인 거죠.

 정상적으로 사이트를 운영한다면, 사용자 들에게 서버 운영비용, 관리비용 등과 광고를 통한 수입을 밝히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이 사이트가 리그베다 위키의 사유화 사태를 기회로 삼아 생겼기 때문에 더 그렇죠)

처음 사이트를 시작할 때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대놓고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놓고 실체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운영을 하고 있다는 점은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영리화를 노리고 사이트를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네요..) 더군다나 요즘처럼 구글에서 무슨 검색만 하면 상단 첫번째나 두번째에 나무위키가 뜨는 상황에서는요.

 

모든 사람들에게 나무위키를 쓰지 말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저는 검색 결과에서 나무위키가 나와도 클릭하지 않고 다른 사이트나 위키백과 내용을 보고 있습니다.

 

나무위키가 없어지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다만 정당하고 투명하게 운영주체를 밝히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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